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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4세 남아 자폐 스펙트럼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초진 진료 후기

에또몽e 2024. 6. 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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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현재 49개월로 만4세 입니다. 며칠 전에 4월 15일에 서울대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님을 뵙고 온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건 27개월 차에 로컬병원에서 이미 소견을 듣고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우리나라 원탑 명의에게 확답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작년에 시간나는 대로 취소 자리를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수시로 서울대와 세브란스 등 전화를 돌렸습니다. 아침 9시가 되자마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예약 가능 여부를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이제 초진을 받지 않으실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며칠 전화를 모르는척 하고 계속 하던 끝에... 초진을 받는게 확정되지 않았던 상태였던 건지... 마침 취소자리가 하나 나왔는데, 하실꺼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고민의 여지 없이 바로 예약을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2023년 2월 17일이었습니다.

예약된 병원은 혜화역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이었습니다.

 

✔ 진료 예약 과정

대학병원은 3차 병원이기에 1차 혹은 2차 병원에서의 진료를 보고 난 후의 진료소견서가 있어야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날짜를 잡을 때 상담 직원분이 다 물어보시더군요. 진료의뢰서를 받은 병원이름, 의사이름, 의사 면허번호와 소견서 내용 등 진짜 진료소견서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예약을 하는 것인지 물어보는 듯 했습니다. 작년 다른 분들은 2-3년씩도 기다리신다고 했는데, 그나마 운이 좋은건지 1년 2개월 뒤인 2024년 4월 15일로 예약이 잡혔습니다. 시간대는 정할 수도 없이 그냥 비는 시간대인 오전 10시 5분이라고 해서 일단 다 오케이 했습니다. 처음엔 예약이 되었을때 어안이 벙벙 했습니다. 진짜 김붕년 교수님 예약자리를 했다니..!

 

서울대병원 진료 예약 문자
진료 예약 문자

 

현재는 아쉽게도 초진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재진만 유지하시고, 연구팀에 더 몰두하시고 내려오시려는(?) 준비를 하신다고 합니다. 그렇게 예약 후 열심히 치료를 다니다보니 금세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바로 한달 전에 서울대학교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 김붕년 교수님의 후기를 보면, 무발화인 아이의 경우 대화가 불가능하다보니 거의 부모님과의 대화(질의응답)를 밑바탕으로 진료를 이어가다 보니 아이를 보는둥 마는둥 하지만 아이 파악은 다 하시는듯 하다는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진료시간이 5분 컷이라는 후기를 보고 질문 리스트를 틈틈히 준비해놨습니다. 아이의 상태 파악이 어려울 것 같아 메모장에 미리 짧은 동영상들도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혹시나 질문에 필요한 집에서의 행동 양상들을 보여드리면 당일날 아이가 긴장해서 보여주지 못하는 평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진료를 하시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준비를 했었습니다. 유치원을 하루 빠지고, 동생은 어린이집에 먼저 빨리 등원시킨 후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아이와 이동했습니다. 대학병원 주차가 복잡하니 대중교통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어린이병원 위치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위치 안내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위치안내

 

아무래도 시각추구가 강한 아이의 성향으로 지하철을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하필 당일에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라 우산도 들고, 씌워주며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는 서울대학교병원 정문 입구 왼쪽에 바로 위치해서 이동하기가 편했습니다. 진료의뢰서와 발달검사 결과지 등을 미리 내고 빠른 진료를 보기 위해 오전 9시 30분정도에 도착했습니다. 먹는 약이나 신체적인 장애는 없기에 진료의뢰서만 접수하고, 진료 대기실(예진실)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 진료 내용 및 후기

서울대학교병원은 처음 방문이라 다른 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는 아이의 이름이 아닌 진료번호 외에 당일날 부여받은 숫자로 이루어진 번호로 예약과 순서를 호명해줍니다. 간호사분이 여러번 안내를 해주셨었습니다. 이름이 아닌 해당 번호로 호명을 하니 번호를 계속 보시고 계시다가 그 번호가 호명되면 들어가시라고.. 오전 시간대는 그나마 대기가 적어서 금방 호명이 되었습니다. 예진실에 들어가서 여자 의사분과 꽤 오래 얘기를 했습니다. 교수님을 뵙기 전 사전조사 같은 내용인듯 했습니다.

 

  • 병원을 찾게 된 이유?
  • 가족력(유전자 이상)이 있는지?
  • 현재 병명을 발견하게 된 개월수?
  • 발달센터에서 받고 있는 치료 내용
  • 아동의 형제는 어떻게 되는지? 형제도 동일한 증상이 있는지?

이것 외에도 상당히 많은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진실에서 대략 20분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온 후 다시 대기실에서 바로 옆 교수님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당시 약 45분정도 예약이 지연된 시간이었습니다. 대학병원은 어디나 그렇듯 예약을 하고 가도 제때 진료가 되는 경우가 많이 없는듯 합니다. 더군다나 정신과 상담이다 보니 본인 혹은 보호자의 질문이 많은 경우 더 오랜 진료를 보게 되다보니 지연이 상당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첫째의 번호가 불리고 드디어 김붕년 교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계셨고, 우측 자리엔 보조하시는 분인지 같은 의사 가운을 입으신 여자분이 계셨습니다. 인터넷 검색에서 봤던 후기와 같이 교수님은 너무나 친절 하셨습니다. 첫째 아이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아이가 발화가 잘 되지 않고, 사회성이 너무 없다보니 바로 저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P : 김붕년 교수님, I : 나)

 

P : 아이가 기관을 다니고 있나요?

I :  국공립 유치원 특교자 반에 있습니다.

P : 현재 치료 어떤거 하고 계신가요?

I : 언어 2번, ABA 2번, 놀이 1번, 인지 1번, 감통 3번 하고 있습니다.

P : 치료 횟수나 유치원 등 너무너무 좋네요. 제가 관리하고 있는 5-6살 아이들을 위한 사회성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안내 종이를 건내주시며) 대기가 좀 있지만, 신청하셔서 참여해보세요.

I : 아직 발화가 되지 않는데 가능할까요?

P : 발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성 치료가 되지 않는게 아닙니다. 무발화인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고, 해야 합니다. 더 어린 아이들부터 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현재 아이가 5살이라고 하니 이 프로그램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I : 감사합니다.

P : 아이가 아직 48개월이니 검사(지능검사와 자폐검사)는 60개월차에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27개월부터 치료를 시작했다고 했는데, 다양한 자극을 준거에 비해서는 아직 발달이 많이 안올라와 주고 있네요. 지금처럼 좋은 프로그램으로 치료 유지하시고, 내년 겨울쯤 다시 검사를 해봅시다.

I : 잠시만요, 아이가 평소 음악 듣는걸 좋아하는데, 혹시 음악치료도 추가해서 도움이 될까요?

P : 네, 어떤 치료든 현재는 다 좋아요. 집에서 동요 틀어주시고 엄마아빠가 같이 춤도 추시면서 신나게 놀아주세요.

 


 

아주 상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적으로 위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처럼 저희도 5분컷? 그나마 질문하나를 던져서 7분컷? 인듯 했습니다. 아주 친절하고 상냥한 말투셨지만, 뭔가 생각보다 정형화된 답을 말하는듯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에 기대하고 갔던건 아이를 보시자 마자 어떤 특징을 가진 자폐 스펙트럼이고, 치료 스케쥴에 대해 조금 수정을 해주신다든가 혹은 예후를 말씀해 주신다던가의 내용들을 기대하고 갔었습니다. 아마 제가 이미 치료를 시작한지가 1년이 넘었고, 아이에 진단명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 내용을 말씀을 안해주신듯 했습니다. 치료 스케쥴에 수정이 없다는건 지금 치료를 잘받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교수님을 뵙기 전 예진실에서 지적장애도 동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는데, 이것 때문에 60개월차에 지능검사(아마도 웩슬러인듯)를 하자고 하신 것 같습니다. 지능검사는 보통 6살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하고, 현재 아이가 발화와 지시수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60개월로 잡아주셨습니다. 그때까지 발달이 많이 올라오게끔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라고 하셨습니다. 비오는 날 유치원도 빠지고 간 서울대병원이지만, 뭔가 허무한 진료였습니다. 아이가 발화가 한 두문장으로 티키타카정도만 됐어도 조금 오래 진료를 보고 얘기해주셨을듯 한데, 그게 안되니 할 수 있는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아이가 워낙 조용한 성향이라 약물이나 이런건 아예 얘기를 하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혹시나 약물치료를 하자고 하실까봐 그 부분도 조금 염려하고 갔었는데, 이게 그나마 다행인건지.. 앞으로 1년동안 더 치료를 이어나간 뒤 내년 겨울 재진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이렇게 대략 5분과의 교수님 만남 후 진료비는 초진이라 1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역시 대학병원의 클라스.... 초진비가 조금 단가가 쎄다고 합니다. 대신 재진에는 기본 진료비가 초진보다는 저렴해지지만, 시간당으로 비용을 받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문자에서 안내했던 10분에 8-9만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하셔서 진료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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